전세 보증금은 FIRE 계산에 어떻게 넣어야 할까

전세 보증금은 순자산에는 잡히지만 4% 룰로 꺼내 쓸 수 없는 돈이에요. 제외법·전환법·기회비용법 세 가지 처리와 각각 목표 금액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계산으로 정리했어요.

한국에서 FIRE를 계산할 때 거의 모든 사람이 걸리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전세 보증금이에요.
보증금 3억은 분명히 내 돈이에요. 순자산 계산에 들어가는 게 맞고요. 그런데 여기에 4% 룰을 곱하면 안 돼요. 4% 룰은 "자산을 팔아서 생활비로 쓴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데, 보증금은 그 집에서 계속 살려면 절대 꺼낼 수 없는 돈이거든요. 계산기에 순자산 총액만 넣으면 은퇴 시점이 실제보다 훨씬 빨라 보여요.
이 글은 보증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처리 방법에 따라 필요 금액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계산으로 정리한 거예요.
전세 보증금은 성격이 섞여 있어요.
  • 원금은 안전해요. 시세가 떨어지지 않아요. 계약이 끝나면 그대로 돌아와요.
  • 수익률은 0이에요. 은행에 넣어두면 붙었을 이자도, 시장에 넣었으면 났을 수익도 없어요.
  • 인출이 불가능해요. 그 집에 사는 동안은 못 꺼내요. 꺼내는 순간 주거를 새로 해결해야 해요.
  • 대신 월세를 0으로 만들어요. 이게 보증금이 실제로 하는 일이에요. 생활비 항목 하나를 지워주는 거예요.
즉 보증금은 "자산이지만 인출 가능 자산은 아니고, 대신 지출을 줄여주는 것"이에요. FIRE 계산은 인출 가능 자산과 연간 지출, 이 두 개로 돌아가니까 보증금은 양쪽 모두를 건드려요. 순자산 한 칸에 그냥 더해버리면 한쪽만 반영되는 거고요.
처리법자산에 넣나지출은언제 맞나
제외법그대로은퇴 후에도 계속 전세로 살 계획
기회비용법넣음보증금 × 기대수익률만큼 더함위와 같은 상황을 자산 쪽에서 표현하고 싶을 때
전환법넣되 회수 시점을 명시회수 후 월세를 더함은퇴 시점에 보증금을 빼서 다른 주거로 옮길 계획

제외법: 보증금을 아예 빼고 계산

가장 보수적이고 가장 흔히 맞는 방법이에요. FIRE 자산에서 보증금을 빼고, 남은 투자 자산만 4% 룰에 넣어요. 지출은 지금 그대로(월세 0인 상태) 쓰고요.
예를 들어 순자산 6억(전세 보증금 3억 + 투자 자산 3억), 연 지출 3,000만원이라면,
  • 순진한 계산: 자산 6억 / 목표 7억 5,000만원(3,000만 × 25) = 80% 도달
  • 제외법: 자산 3억 / 목표 7억 5,000만원 = 40% 도달
같은 사람인데 절반이에요. 이 차이가 은퇴 시점으로 환산되면 보통 몇 년 단위가 돼요.

기회비용법: 자산에 넣는 대신 지출에 얹기

보증금을 자산에 그대로 넣되, 대신 진짜 주거비를 지출에 반영하는 방법이에요. 전세의 진짜 주거비는 월세가 아니라 묶인 돈이 벌지 못한 수익이거든요. 보증금 3억에 기대수익률 4%면 연 1,200만원, 월 100만원이에요. 월세 100만원짜리 집에 사는 것과 같은 거예요.
  • 자산 6억 / 목표 (3,000만 + 1,200만) × 25 = 10억 5,000만원 = 57% 도달
여기서 눈여겨볼 게 있어요. 기대수익률을 인출률과 같은 4%로 잡으면, 이 방법은 제외법과 수학적으로 완전히 같은 답을 내요. 자산에서 보증금을 빼는 것과, 자산에 넣고 보증금 × 4%를 지출에 더하는 것은 25배를 곱하는 순간 정확히 상쇄되거든요. (위 두 숫자가 40%와 57%로 다른 건 도달률의 분자·분모가 달라서고, 부족한 금액은 양쪽 다 4억 5,000만원으로 같아요.)
그러니 어느 쪽을 쓰든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거예요.

전환법: 은퇴 시점에 보증금을 회수하는 계획

은퇴할 때 보증금을 빼서 투자 자산으로 돌리고 월세로 사는 계획이라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요. 자산이 3억 늘고, 지출이 월세만큼 늘어요.
  • 보증금 3억 회수 → 인출 가능 자산 +3억
  • 월세 100만원 발생 → 연 지출 +1,200만원 → 목표 금액 +3억
거의 정확히 상쇄돼요. 전세에서 월세로 갈아타는 것 자체는 FIRE 수학에서 대체로 중립이에요. 보증금을 빼서 투자하면 앞당겨질 것 같지만, 그만큼 지출이 늘어나니까요.
진짜로 앞당겨지는 경우는 주거 비용 자체를 낮출 때예요. 서울 전세 3억에서 지방 전세 1억 5,000만원으로 옮기면 1억 5,000만원이 실제로 투자 자산으로 풀려요. 이건 상쇄되지 않는 순이득이에요.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게 아니라, 주거 등급을 낮추는 게 FIRE를 앞당기는 지렛대예요.
자가는 보증금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한 가지가 달라요. 시세가 움직여요. 그래서 순자산은 오르내리는데 인출 가능성은 여전히 0이에요. 처리법은 같아요. 계속 살 집이면 FIRE 자산에서 빼고, 다운사이징 계획이 있으면 차액만 자산으로 잡으세요.
전세자금대출이 있다면 보증금에서 대출 잔액을 뺀 순액만 내 자산이에요. 이자는 지금 이 순간의 지출이라 연 지출에 이미 들어가 있어야 하고요.
Opula에서는 이걸 세 단계로 처리해요.
1. 보증금은 원장에 전월세보증금(임차) 항목으로 기록해요. 순자산에는 정상적으로 잡히고, 자산 배분에서는 부동산 버킷으로 묶여요. 유동성 계산에서는 현금성 자산만 유동으로 세기 때문에 보증금은 자동으로 비유동 쪽에 들어가요. 비상금 대비 개월 수를 부풀리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2. FIRE 계산은 보증금을 뺀 금액으로 돌려요. project_net_worth의 시작 금액에 순자산 총액이 아니라 인출 가능한 투자 자산만 넣으세요. 목표 금액에는 연 지출 × 25를 넣고요. 그러면 그 목표에 도달할 확률과 예상 도달 시점이 몬테카를로로 나와요.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은 사용자가 직접 정하고, Opula는 그 가정을 응답에 그대로 적어서 돌려줘요. 기본값을 몰래 넣지 않아요.
3. 전환 계획이 있으면 그 시점을 이벤트로 넣어요. 은퇴 시점에 보증금을 회수한다면 해당 월에 유입으로, 그때부터 월세가 생긴다면 월 순저축액을 그만큼 줄여서요. 앞에서 본 상쇄가 시뮬레이션 안에서 그대로 재현돼요.
말로 물어보면 돼요. "전세 보증금 3억은 빼고, 투자 자산 3억으로 연 지출 3,000만원 FIRE 확률 계산해줘"처럼요.
  • 보증금을 순자산에 넣고 4% 룰을 곱하는 건 틀린 계산이에요. 그 돈은 인출할 수 없어요.
  • 자산에서 빼거나, 넣는 대신 기회비용을 지출에 더하세요. 4% 기준으로는 두 방법이 같은 답을 내요.
  •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건 FIRE 수학에서 대체로 중립이에요. 주거 비용 자체를 낮출 때만 앞당겨져요.
  • 전세자금대출이 있으면 순액으로 잡고, 이자는 이미 지출에 있어야 해요.
미국 기준으로 만들어진 FIRE 계산기들은 전세라는 제도를 아예 모델링하지 않아요. 대응하는 상품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한국에서 FIRE를 계산할 때는 이 한 항목을 손으로 처리해야 하고, 그게 은퇴 시점을 몇 년씩 좌우해요.